[사진공부]우이령 출사

지금은 목사님이 된, 김신조 목사님이 한때 총을 들고 뛰어 넘었던 그길을 다녀왔다.  북한산 뒤 혹은 옆을 휘돌아 우이동으로 나가는 길. 다음 부터는 예약을 받는 다는 예고가 왠지 꽁짜로 다녀올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분을 들게한다. 그래서 조금 더 들떳었나 보다.
입구엔 군인들의 초소가 있었다. 왜 그곳을 군인이 아직도 지켜야 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허나 군 면제인 내눈에는 초소 앞에 서있던 세로로 새워진 알록달록한 신호등과 그 뒤의 군인 아이들(?)이 그림이 될 듯하여 연방 셔터를 눌렀다.  그러자 한 일병일 슥 다가오더니,
'초소는 찍으시면 않됩니다. 다른건 찍으셔도 되는데, 초소는 군 시설이라 찍으시면 않됩니다.'
나는 씩 웃어주며, '알았어요. 않찍을게요.' 그러고 길을 제촉하려고 하자. 일병 무지 당황해한다.
'그게 아니지 말입니다. 사진을 지우셔야 합니다.'
나는 사진을 한장 지우며, '아 지웠습니다. 됐죠?'
일병은 '감사합니다. 좋은 산행 되십시요.'
역시 일병은 인사성도 밝고, 임무에 충실했다. 믿음직 하다.
그리고 난 김지석 사진반이다.
그래서 사진은 연사로 찍는다.
따라서 4장중 마지막 한장만 지웠을 뿐이다.
예약이 없다는 말은 공짜다 라는 느낌일까? 사람들이 참 많기도 하다.
올래길을 다녀왔던 기억이 가지지 않은 터라 조금은 사람들에게 치이는 산책이랄까?
그래도 사람들 구경하고 도촬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혜진아 하고 부르는 소리에 '해가 지려면 아직 멀었다'라고 농담을 던지는 도사님 스탈의 아저씨나
유격 훈련장에서 예쁘게 포즈 잡아주는 고마운 아가씨,
옛 감회에 젖은 듯한 아리한 눈빛으로 오봉을 바라보는 할아버지,
마냥 산책나온게 즐거운 아이들과 유모차에서 잠든 아가들,
냉장고를 모두 컬어온듯 보이는 아줌마 군단,
모두들 즐거운 오후 한때를 보내고 있었다.
그래도, 고기 굽는 사람은 없는거 보니, 많이 의식이 높아졌나 보다.
우이령길은 심심했다.
무장공비가 지나온 길이라기에, 그래서 48년을 못 지나다니게 했다기에.
몹시 우거지고, 음침할 줄 알았다.
하지만 길은 잘 정비되어있었다. 8톤 트럭이라도 지나갈 수 있을 듯하다.
두세시간 걸었던것 같은데 그들은 30분이면 날듯이 넘었겠지.
근데 그들이 탱크 몰고 온것도 아닐텐데, 대전차 저지용 구조물이 있는걸까?
언제가 되야 이 나라 수도로 통하는 주요 도로에서 저런 흉물스러운게 없어질까?

 

믹시

by 월하유정 | 2009/09/16 13:32 | 사진공부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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